일기

[ Nov 18 ] 선비의 길

star.candy 2024. 11. 18. 23:56

저녁 먹고 연구실로 돌아가서 일 좀 하다가 피곤해서 8시 좀 넘어서 일찍 기숙사로 왔다...

나름 루틴을 지키며 살고 있는데 루틴의 유일한 장점은 가끔 그걸 어기는 날에 느끼는 희열 밖에 없는 듯 하다.

와중에 죄책감 들어서 읽었어야 할 논문들을 싸들고 기숙사 왔다. 오늘 두통이 너무 심했어서 대잎차 타서 마시면서 논문을 읽는데...

내가 낙향한 선비 같다며 대잎차를 선물로 준 친구들의 예언따라 점점 선비가 되어가는 기분이다.

찻잎 우려 벗 삼아 앞선 석학들의 기록으로부터 모자람을 채우니 어쩌구 해야할 것 같음.

와중에 연구실도 실로 유배(선배들의 말을 빌리자면)되어 있다.

운명인가보다.

수능과 논술의 계절이 다가오니(막상 수능은 끝났지만) 동아리에 들어가서 유생 한복(이렇게 부르는게 맞는지 모름 아마 아닐거임)을 입고 싶단 이유로 성균관대 논술을 보러 갔던 정신 나간 19살의 내가 떠오르고...

인생은 알 수 없다.